3월 18일, 일본중앙은행(BoJ)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차입금리를 인상하면서 8년간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을 끝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뚜렷했습니다. 엔화 매도세가 나타났고 NIKKEI 225 지수가 상승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직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금리 인상에 대한 반응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주식 매도세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에는 수수께끼 같은 측면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예상대로 성장을 촉진하기보다, 은행 시스템에 매겨지는 세금처럼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마이너스 예금금리는 원래 과도한 저축을 억제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 반대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중앙은행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2016년 1월 29일에는 엔화가 미 달러화(USD) 대비 강세를 보였습니다. 엔화 가치는 이후 몇 달 동안 계속 강세를 보여 USD 대비 약 10% 상승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3월 18일 일본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후에는 엔화 가치가 일주일 만에 2% 하락했습니다(도표 1).
도표 1: 2016년 마이너스 금리로 엔화 가치가 상승했고, 2024년 마이너스 금리 종료로 엔화 가치가 하락함
마이너스 금리 기간 및 전후의 USDJPY
2016년과 2024년 두 차례 모두, NIKKEI 225지수는 엔화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일본중앙은행이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2016년 1월과 2월에는 NIKKEI 225지수가 폭락했습니다. 반면, 일본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2024년 3월에는 랠리를 이어갔습니다(도표 2).
도표 2: NIKKEI 225 지수는 금리가 마이너스 되었을 때 하락했고, 금리 인상 후 반등함
마이너스 금리 기간 및 전후의 NIKKEI 225
사실, 마이너스 금리 기간 내내 NIKKEI 225지수의 성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2020년 3월 말,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QE)에 따른 글로벌 자산 가격 상승과 함께 랠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GDP 대비 규모가 훨씬 컸고, 다른 중앙은행보다 훨씬 오래 지속됐습니다(도표 3). 연준에 비해 일본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빠르게 확대된 것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도표 4).
도표 3: 일본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규모는 연준이나 ECB를 크게 상회함
주요 중앙은행 대차대조표(GDP 대비 %)
도표 4: 일본중앙은행 대차대조표의 상대적 팽창이 엔화 약세와 동시에 발생함
JPYUSD 및 BOJ – FED 대차대조표
일본중앙은행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중앙은행이라는 사실도 엔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고(도표 5), 이는 NIKKEI 225지수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NIKKEI 225 지수는 일반적으로 엔화 가치 변동과 음(-)의 일별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도표 6).
도표 5: 일본중앙은행은 중앙은행 중에 가장 늦게 금리를 인상함
중앙은행별 정책금리
도표 6: NIKKEI 225지수는 보통 JPYUSD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임
상관계수: JPYUSD와 S&P 500 및 NIKKEI 225의 일별 변동폭
종합적으로, 금리 인상을 향한 일본중앙은행의 첫걸음은 역설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은행 시스템에 세금처럼 작용했던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더욱 촉진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대 0.25~0.5%까지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은행 섹터가 더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촉진할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은 결국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영향이 제대로 나타나려면 현재의 0~10bp보다 훨씬 높은 금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비해, 미국의 금리는 5.25~5.50%입니다.
유로존, 스웨덴, 스위스도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실험했습니다. 그 결과는 일본의 경험과 유사합니다. 유로존의 경우 정책금리가 처음 마이너스로 설정됐을 때 유로화(EUR)가 달러 대비 급락했지만, 이는 2014년 말부터 2016년까지의 유가 폭락과 맞물린 달러 대비 글로벌 통화 약세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 유로화는 파운드, 크로네,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는 물론 대부분의 이머징마켓 통화와 함께 하락했습니다. 2010년대 후반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영역에 있던 예금금리를 한층 더 인하하자 EUR의 매도세가 멈췄고 오히려 다른 통화 대비 반등을 보였습니다(도표 7).
도표 7: 마이너스 금리가 EUR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지는 않았음
ECB 예금금리와 도이치뱅크 EUR 무역가중 현물지수
스웨덴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은 크로나(SEK) 가치의 장기 하락을 늦추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웨덴의 무역 흑자가 GDP의 12% 부근에서 2% 부근까지 감소하면서, SEK는 대부분의 다른 통화에 비해 장기적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스웨덴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마이너스 금리 당시보다 그 전후에 SEK의 가치 하락 속도가 더 빨랐다는 것입니다. 또한, SEK는 마이너스 금리가 처음 시행됐을 때 강세를 보이다가 중앙은행(Riksbank)이 금리를 다시 제로로 인상하자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 두 가지 움직임 모두, 일본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상황과 비슷합니다(도표 8).
도표 8: 마이너스 금리일 때 SEK의 가치 하락이 둔화함
스웨덴 기준금리와 도이치뱅크 SEK 무역가중 현물지수
스위스는 마이너스 금리가 의도치 않은 긴축 정책처럼 작용하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줍니다. 스위스 프랑(CHF)은 스위스 국립은행(SNB)이 처음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했을 때 급등했고 이후에도 계속 상승했습니다. SNB가 금리를 플러스 영역으로 되돌리자 CHF의 매도세가 나타났고, 현재는 마이너스 금리 종료 당시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도표 9).
도표 9: SNB가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하자 CHF가 급등함
SNB 예금금리와 도이치뱅크 CHF 무역가중 현물지수
유럽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상황은 일본의 경험과 대체로 유사합니다. 마이너스 금리로 전환된 통화는 약화는 커녕 오히려 강세를 보였고, 스웨덴의 경우 장기 하락세를 둔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마이너스 금리가 통화 공급 증가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는 것이 완화적 조치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별도 자산군인 NIKKEI 225의 반응도 통화시장의 반응을 확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