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유로 가치가 상승하고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 등의 ‘안전통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음
- 현재의 약달러 정책은 이머징마켓 경제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음
9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양적완화 사이클을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50베이시스포인트(bp)를 인하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고 연방기금금리를 4.875%로 조정했습니다. 이렇게 공격적인 움직임은 자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차입 비용이 감소하면 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소비가 촉진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조치의 목적이 반드시 수요 진작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금리 인하도 통화정책을 (이전보다는 느슨하지만) 여전히 긴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여전히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내세운 정책 목표는 완화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중립 금리’에 가까워지는 것이며, 파월 의장은 그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낮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통화를 뒤흔드는 미국 금리
미국의 금리 정책은 자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통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해당 국가의 통화가 약세를 보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반응은 통화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유로화: 유로화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입니다. 유로는 국가 간 금리 차에 비례해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주로 글로벌 자본 흐름에 기인합니다.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을 때, 글로벌 자본은 달러화 자산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를 매도하고 고금리 통화에 투자할 인센티브가 생깁니다.
엔화 및 스위스 프랑: 전통적 ‘안전자산’ 통화로 여겨지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수혜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글로벌 경기 부양책으로 인식하면, 투자자들이 고위험 자산을 찾아 ‘안전한’ 통화를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연준의 조치를 임박한 경기 침체에 맞선 대응으로 해석하면, ‘안전한’ 통화가 반사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투자자는 길어지고 깊어질 수 있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약달러를 예상하는 투자자는 엔화 등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의 선물 계약을 매수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엔화 선물은 2024년 3분기 일평균 거래량이 전년 동기 23% 증가한 216,000계약에 도달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이외에도 고려할 요인들이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경제 이벤트도 엔화의 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 것이나, 지난 5년 동안 달러 대비 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호주 달러 및 캐나다 달러: 이러한 ‘원자재 통화’는 특정 원자재 가격과 상관관계를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캐나다 달러는 캐나다-미국의 수출 관계를 배경으로 원유 가격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호주 달러는 대규모 광산 섹터를 배경으로 금 가격과 더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원자재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 이들 통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머징마켓: 미국 금리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아마도 이머징마켓일 것입니다. 현재의 약달러 정책은 여러 측면에서 이머징마켓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 미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출: 미국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면 리스크가 높은 이머징마켓 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부채 상환: 많은 이머징마켓 국가와 기업이 달러표시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해당 부채의 상환이 더 수월해집니다.
- 통화정책 조정의 여지: 미국 금리가 낮아지면 이머징마켓은 자본 유출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도 자국 금리를 더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영향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은 미국 경제를 넘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글로벌 자본 흐름, 통화 가치,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의 경제 상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이 영향을 받습니다. 연준이 경제 부양과 인플레이션 안정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는 환경 변화로 인한 잠재적 리스크와 기회를 항상 주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