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선물이 출시된 이후 2년 반 동안 30년물 국채금리는 2배 이상, 10년물은 3배 이상, 2년물은 30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현재는 수익률(국채금리) 곡선이 역전되어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아진 상태로 거래되고 있습니다(도표 1).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단행한 1980년대 초 이후 최대 규모 긴축 사이클의 결과이며, 이번 긴축 사이클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인해 나타났습니다.

도표 1: 연준의 긴축으로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이나 30년물보다 훨씬 큰 폭으로 상승

향후 2년물,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의 움직임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 인플레이션: 계속 완화 국면을 지속할 것인가의 여부입니다.
  • 성장: 경기침체로 인해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낮출 경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 금융 안정성: 은행 시스템에 불안정한 조짐이 보이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 양적긴축(QT)/양적완화(QE): 연준은 양적긴축을 철회할까요, 아니면 다시 양적완화로 돌아가게 될까요?
  • 재정적자: 대규모 재정적자가 지속되면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9월 6.6%로 정점을 찍은 뒤 3.9%까지 완화됐습니다(전년 대비 기준). 이는 여전히 1994~2020년 근원물가 상승 속도의 약 두 배에 달하며, 연준이 원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2월 13일 자 인플레이션 지표가 컨센서스 대비 0.2% 높은 것으로 확인되자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단,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되어 2년물 채권금리가 특히 더 많이 상승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는 이유를 한 단어로 요약합니다. 바로, 임대료입니다. 임대료는 전년 대비 6.2% 증가하는 등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주거비가 CPI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빠른 임대료 상승이 다른 물가 하락을 상쇄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를 제외한 CPI는 연간 약 2%의 속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의 2% 회복을 의심하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경색된 고용시장, 보호주의 및 경제적 민족주의의 확산,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 군사 및 인프라 지출 증가는 경제 구조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를 돌아보고 비교하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발견됩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1965~1969년 상승했다가 1970~1972년 하락한 뒤 1970년대 후반에 두 차례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2022년 정점보다 하락했다고 해서, 1994~2020년에 표준처럼 자리 잡은 2%대로 돌아가 계속 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2년물 채권금리가 10년물이나 30년물보다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도표 2).

도표 2: 미국 인플레이션이 1994~2020년의 표준이던 2%로 돌아갈까? 아니면 1970년대로 회귀할까?

성장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연준의 525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연준은 7개월 전에야 금리 인상을 마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미국 수익률 곡선은 여전히 큰 폭으로 역전된 상태로, 연방기금금리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보다 100bp 이상 높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수익률 곡선 역전은 종종 경기침체의 전조가 됐습니다. 1979년과 1981년의 수익률 곡선 역전 이후 1980년과 1982년의 경기침체가 이어졌습니다. 1989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뒤에는 1990~1991년의 경기침체가 이어졌습니다. 1999년과 2000년의 수익률 곡선 역전 이후 2001년에는 닷컴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졌습니다. 2006년과 2007년의 수익률 곡선 역전 다음에는 2008년과 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기간에는 경제가 성장하다가 역전이 시작된 후 평균 2년에서 2년 반 후에 경기침체에 빠졌습니다(도표 3 및 4).

도표 3: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뒤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함

도표 4: GDP 성장률은 가팔라진 수익률 곡선과 2년에서 2년 반의 시차를 두고 양의 상관관계를 보임

이번 수익률 곡선 역전은 2022년 말에 시작됐고, 2024년 2월 현재 가파른 역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올해 말이나 2025년에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면, 연준은 금리를 대폭 낮춰 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2년물 국채금리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연준은 지난 세 차례의 경기침체(코로나19 봉쇄기간 제외) 동안 매번 500bp 이상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금융 안정성

경기침체 기간이 아니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가 있습니다. 큰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미국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이후 무너진 뒤에도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당시 연준이 금리를 75bp 인하한 결과, 10년물 또는 30년물 국채금리보다 2년물 국채금리가 더 가파르게 하락했습니다. 신용카드 빚이나 상업용 부동산 관련 채무불이행 증가가 은행 섹터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경제가 여전히 성장 중이더라도 연준이 완화적 정책을 펼칠 수 있습니다.

양적긴축/양적완화

2009년과 2020년 연방기금금리가 제로에 근접했을 때, 연준은 장기채권금리를 낮추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보유한 채권이 만기에 도달해도 상환된 자금을 국채시장에 다시 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월 95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진행했습니다.

연준의 양적긴축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연준은 2017년 말과 2018년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도했는데, 이는 2018년 12월까지 지속됐고 이후 미국 국채 레포시장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2019년 초에는 방향을 전환해 다시 대차대조표를 확대했습니다. 실제로, 연준은 최근 양적긴축 사이클에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여 긴축 사이클이 한창이던 중에도 일시적으로 1,000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습니다. 양적긴축에서 양적완화로의 전환은 미국 장기국채의 새로운 매수 수요를 창출해 수익률 곡선을 평탄화할 수 있습니다(도표 5).

도표 5: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는 구조적으로 더 평평한 수익률 곡선을 의미했음

재정적자

미국은 GDP의 약 6.5%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도표 6). 대규모 적자는 막대한 국채 발행을 의미합니다. 미 재무부는 2024년 1분기에만 7,600억 달러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준이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국채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대규모 발행은 장기채권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세수가 감소하고 실업률 등이 증가해 재정적자가 훨씬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물 채권금리는 5%에서 1% 내외로 하락한 반면, 장기채권금리는 발행량 증가로 인해 4~5%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연준이 기한 없는 양적완화에 돌입한 다음에야 장기채권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도표 6: GDP의 6.5%에 달하는 미국 재정적자는 국채 발행량의 대폭 확대 시사

국채금리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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