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금요일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채권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트레이더들이 미국 노동통계국(BLS)과 공급관리협회(ISM)의 지표에 반응하면서 채권금리 상승 후 급락했습니다. 다음 내용에서는 향후 고용통계 발표를 기다리는 금리 상품 트레이더를 위해, 시장이 일부 지표에 과도한 초기 반응을 보인 뒤 후속 지표를 반영해 재조정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트레이더들은 다음 3가지 항목에 주목하면서 초반 채권금리가 급등했습니다.
- 비농업부문 고용(NFP) 헤드라인 수치는 +21만 6천으로, 컨센서스보다 4만 1천 높았습니다.
- 실업률은 예상치인 3.8%까지 상승하지 않고 3.7%에 머물렀습니다.
- 시간당 평균임금은 4.1% 증가해 예상보다 0.2%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호재로 보이던 지표에는 저마다 경고 신호가 수반됐습니다.
- 앞선 두 번의 NFP 수치가 7만 1천씩 하향 조정됐다는 사실은, NFP 일자리 총계가 컨센서스보다 4만 1천 명 많은 것이 아니라 3만 명 적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 실업률이 3.7%에 머무른 원인은 최악이라 할 것입니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0.3% 하락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입니다. 가계조사에서 집계된 실업률에 따르면, 지난 12월 75만 3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67만 6천 명이 고용시장을 떠났습니다.
- 시간당 평균임금은 예상치보다 높았지만, 평균 근로시간은 0.3% 감소해 임금 상승에 걸맞는 소득 증가가 수반되지 못했습니다.
BLS 지표가 발표된 지 한 시간 반 뒤에는 ISM이 폭탄을 떨어뜨렸습니다. ISM 서비스 지수 가운데 고용지수가 43.3으로 급락한 것입니다. 이 지수가 50 미만이면, 다수의 미국 기업에서 검토 중인 해고 예정 인원이 채용 예정 인원보다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43.3은 실업률이 3.8%에서 6.5%로 치솟았던 2001년 경기침체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ISM 서비스 고용지수는 1997년 처음 등장한 이래 고용 변화를 예측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도표 1).
도표 1: 12월 ISM은 2024년 초 서비스 기업에서 해고 예정 인원이 채용 예정 인원보다 많음을 나타냄
ISM 서비스 고용지수 및 NFP의 전년 대비 변화
비농업 부문에 종사하는 미국인 중 거의 92%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제조업 종사자는 8.25%에 불과한 만큼, ISM 서비스 지수는 특히 중요합니다. 다만, ISM 제조업 고용지수 또한 3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으며, 이는 공장에서도 고용 순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BLS 지표와 관련하여 경제전문가와 트레이더 모두에게 가장 좋은 접근법은 지표를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총체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BLS는 매달 두 가지 설문조사를 통해 지표를 생성합니다.
- 사업체 약 12만 곳을 대상으로 하는 고용동향조사(CES. 기업 조사라고도 부름)에서는 비농업부문 고용 및 월별 변화(전월 지표 수정사항 포함), 시간당 평균임금, 평균 근로시간이라는 면밀히 관찰되는 세 가지 수치를 생성합니다.
- 약 6만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인구동향조사(CPS. 가계조사라고도 부름) 결과는 실업률 및 경제활동참가율 산출에 반영됩니다.
경제전문가와 트레이더들은 기업 조사의 세 가지 요소를 별개로 보는 경우도 많지만, 이 지표들은 총근로소득이라는 하나의 맥락에서 관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해석이 복잡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당 평균임금은 보통 전년 대비 백분율 변화로 표시되는 한편, NFP는 일자리 수의 월별 변화로 표시되고, 평균 근로시간은 월 단위로만 보고된다는 점입니다. 이 수치들을 전년 대비(또는 전월 대비) 백분율 변화로 통일한다면 지표 해석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복지 제도나 세대 간 증여와 달리) 노동을 통해 근로자에게 유입되는 총소득은 총근로자 수에 시간당 평균임금을 곱한 값에 평균 근로시간을 곱한 것과 같습니다. 이 지표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도표 2).
도표 2: 총근로소득으로 기업조사 지표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음
미국 총근로소득 =
시간당 평균임금 x 평균 근로시간 x 근로자 수
2023년 말 총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5.5%의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2011~2019년의 평균 속도보다 약 1% 빠른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지 않은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기업조사와 달리 BLS 가계조사는 매월 수정되지 않으므로 전환점 포착에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기업조사 및 가계조사의 일자리 수 합계는 전체 고용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두 조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으며 실제로 최근에도 서로 다른 추세를 보입니다. 중소기업 고용 창출을 더 정확히 반영하는 가계조사를 보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로 NFP에서 제시된 지표보다 고용 증가율이 낮습니다. 2023년 12월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기업조사에서 측정된 일자리는 21만 6천 플러스(+)였는데 반해, 가계조사에서는 75만 3천 마이너스(-)였습니다(도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