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레버리지율과 낮은 실질금리 속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칠 수 있는 영향
개요
- 2022년 연준은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 미국의 GDP 대비 부채 규모는 1980년대 초반에 비해 2배가 됐습니다.
- 부채가 많으면 미국 경제는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 미국 수익률곡선의 뚜렷한 역전은 경기침체 리스크를 시사합니다.
- 실질금리는 인플레이션 후행 측정값 기준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기대인플레이션 기준으로는 마이너스가 아닙니다.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금리를 대폭 인상했는데, 지난 100년을 돌이켜 보면 단일 연도 기준으로 1979년과 1981년의 긴축 사이클에 이어 3번째로 큰 금리 인상 폭입니다. 미국 경제는 1979년과 1981년의 긴축 사이클 이후 한동안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졌습니다. 실업률은 1980년 5.5%에서 7.7%로 치솟았고, 1980년 말~1981년 초에야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81년 말부터 1982년까지 7.1%에서 10.8%로 다시 급등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연준의 최근 정책금리 긴축 사이클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은 더 복잡합니다. 지금과 1980년대 초반 사이에는 중요한 2가지 차이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1) 미국 부채의 규모와 비율, 2) 실질금리 수준입니다. 연준이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금리를 대폭 인상했을 때, 미국의 부채 규모는 현재 수준의 약 절반이었습니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33%에서 108%로 증가했으며, 가계부채 비율은 49%에서 76%로 증가했습니다. 기업부채 비율은 51%에서 80%로 증가했습니다(그림 1). 따라서 오늘날 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 민감도는, 부채 비율이 훨씬 낮았던 1970년대 말이나 1980년대 초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림 1: 미국 GDP 대비 전체 부채 비율은 1980년대 초 이후 133%에서 263%로 증가함
특히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금리도 상승할 경우 연방정부의 부채비용이 증가하고, 그 결과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공공지출 삭감, 세금 인상, 적자 폭 확대 중 어려운 선택이 필요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부채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민간 부문의 부채비용도 증가 중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은 사람들은 월 상환액이 증가해 고통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한편, 기업 부채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에 투자나 채용 시 힘든 선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 3월 이후 연준의 425bp 금리 인상(및 추가 인상)에 따른 2023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어디까지 우려해야 할까요? 금리 트레이더는 분명 걱정에 빠졌습니다. 현재 급격히 역전된 미 국채 수익률곡선의 모양에서 그 우려가 명확히 나타나고 있습니다(그림 2). 현재 미 국채 수익률곡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 이후 가장 큰 차이로 역전된 상태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1970년대 말이나 1980년대 초와 비교하면 역전된 정도가 크게 낮습니다. 한편, 3M LIBOR에 대비 10년 스왑 금리를 측정하는 민간채권 수익률곡선은 기록이 시작된 1989년 이후 가장 큰 차이로 역전된 상태입니다.
그림 2: 미국은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급격한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을 겪는 중
민간채권 수익률곡선이 기록적 수준까지 역전된 상황에는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민간채권 수익률곡선은 국공채 수익률곡선에 비해 미국 GDP 성장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수익률곡선의 형태와 그에 따른 경제 성과의 상관관계는 1~2년 이전에 가장 뚜렷해집니다(그림 3). 이 관점을 적용한다면, 미국 경제가 2023년 상반기에 적당한 속도로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하반기와 2024년에 걸쳐 경기침체 가능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림 3: 민간채권 수익률곡선은 GDP 성장률을 시사하는 강력한 지표
연방기금금리 곡선의 모양도 이례적입니다. 1월 초 현재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금리를 2023년 1분기에 1~2차례 추가 인상한 뒤 4분기까지 동결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했습니다. 또한, 4분기부터는 연준이 150~200bp 금리 인하를 개시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는 중입니다(그림 4). 연준 정책금리에 대한 선도곡선 형태는,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최근의 긴축 정책을 급히 되돌려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여줍니다.
그림 4: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5% 부근까지 금리를 올린 뒤 급격히 인하할 것으로 예상함
하지만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수많은 요인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연준이 아직 금리를 근원 인플레이션 수준까지 인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전 경기침체기 전에는 연방기금금리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2001년과 2008년 경기침체 이전의 연방기금금리는 실질금리(연방기금금리에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뺀 것) 기준으로 +3.0%에 가까웠습니다. 1990~1991년 경기침체기 이전에는 +5%에 근접했습니다. 1979년과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연준은 금리를 근원 PCE보다 7~8% 높은 수준까지 인상했습니다(그림 5).
그림 5: 인플레이션 후행 측정값 기준으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
이번에는 연방기금금리가 4.375%로, 근원 PCE보다 1%p 가량 낮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따라옵니다: 지금 통화정책이 긴축 상태인 건 맞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완화적인 상태일까요?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끼어듭니다. 실질금리는, 최근 물가 추이를 판단하는 다양한 인플레이션 지수 가운데 인플레이션 후행 측정값을 기준으로 할 때만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미국 명목채 금리와 물가연동채 금리의 차이(스프레드)로 측정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을 적용한다면 실질금리는 내인성 경기침체(2020년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에 대한 외인성 충격은 배제)가 나타나기 직전이었던 2000년이나 2007년과 마찬가지로 현재 플러스 영역에 있습니다(그림 6).
그림 6: 물가연동채 금리가 시사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플러스 영역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지난 40년 동안 경제 전반에서 부채 규모가 증가하는 동안 실질금리 수준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연준이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날 실질금리 목표를 +7%로 설정한다면, 기준금리는 BEI를 적용할 경우 9.5%, 근원 PCE를 적용할 경우 12.5%가 돼야 합니다. 지금 그런 수준의 금리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부채 비율이 높아진 최근 경제 특성으로 인해 그런 금리를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