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중 미 연준(Fed)은 제로 수준에 가깝던 단기 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습니다. 이 조치를 통화 '긴축' 정책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아직은 아닙니다. 완화 정책의 철회가 더 적절한 설명일 것입니다. 의미론적 접근이 삶과 경제에서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미국 연방기금 선물의 움직임
익일물 연방기금 금리
이 논의의 핵심은 “중립적” 연방기금 금리 정책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중립 금리는 아주 '모호한' 개념입니다. 중립 금리는 성장을 돕지도 막지도 않는 금리 정책으로 간주됩니다. 즉, 중립 금리 정책은 최소한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 국면으로 바뀌어 정책 대응이 필요하기 전까지는 정책으로 경제 방향성을 조정하지 않더라도 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설계된 안정기 정책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단기 금리에서 중립 금리는 무엇일까요? 중립 금리는 연방기금 금리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과 어떻게 비교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보통, 단기금리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보다 훨씬 낮다면 성장을 돕는 것으로, 훨씬 높다면 성장을 막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중립 금리에는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대한 작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중립 금리 정책은 중간 지대에 위치하며, 기대인플레이션 측정과 적절한 리스크 프리미엄 판단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중간 지대가 비교적 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평가할 때도 다시 '모호한' 부분이 생깁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환경의 중대한 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보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 환경의 변화를 따라 한발 늦게 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시장참가자는 여타 가능성 가운데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 전환 또는 중요한 경제적 사건(에너지 시장의 혼란 등)과 같은 새로운 정보를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2: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가상 기대인플레이션과 비교한 근원 PCE 인플레이션
그렇더라도, 과거보다 현재 정보에 약간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과거 데이터의 지연 처리(즉, 지수적 지연 감쇠: Lagged exponential decay)를 적용해 보면, 1994~2020년 근원인플레이션(식품 및 에너지 제외)의 상대적 안정성과 비교할 때, 2021년 하반기 및 2022년 진입 후의 인플레이션 환경 변화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방법으로 산출한 1994~2020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약 2% 부근에서 고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하반기 및 2022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기대인플레이션을 3% 영역으로 밀어 올렸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인플레이션 분석에 기반을 두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0.5% 정도를 더했을 때, 연방기금 금리가 3% 영역에 진입하게 되면 금리 정책은 '완화'상태에서 '중립' 영역으로 넘어옵니다. 최근의 중립 영역은 연준이 완화 상태를 벗어나 중립 영역으로 이동할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팬데믹 이전의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노력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이에 연준은 금리 인하를 단행해 다시 완화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그림 3: 완화, 중립, 긴축 금리 정책
연준의 완화, 중립, 긴축 금리 정책의 예상 기간
다시 의미론적 접근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립적 금리 정책이 보통 완화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정책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연준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아직 브레이크는 밟지 않았습니다. 2022년에 일어난 변화를 가장 적절히 설명하는 것은, 완화정책의 철회입니다. 이 해석에 따르면, 연준은 아직 엄격한 '긴축' 금리 정책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침체 위험이 실질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는,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아 단기금리를 기대인플레이션과 미 장기 국채수익률보다 훨씬 높게 인상하여 익일물 연방기금 금리와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간의 수익률곡선이 역전되는 경우에 한합니다. 물론 2023년에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을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닙니다. 연준은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2022년 9월부터 2023년 초반까지 새로운 정보가 많이 축적될 예정이므로 시간만이 답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