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여전히 미국 원유에 목마르다 - CME Group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인도·중국 등지에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아시아의 미국산 원유 수입은 한층 더 증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서방 국가의 제재로 인해 천연가스 시장은 전례 없는 가격 급등과 변동성을 겪었습니다. 유럽은 더 이상 러시아산 가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체 가스 확보를 위해 글로벌 LNG 시장으로 눈을 돌려 아시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사건들은 원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러시아산 원유의 수요 중심지가 더욱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급격한 가격 인하에 힘입어 인도와 중국에 의한 수입이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아시아 최대의 러시아산 원유 소비국이었습니다. 중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렸습니다. 인도의 경우, 러시아는 원래 주요 원유 공급국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대대적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개시했고, 현재는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1]
이렇게 석유 무역의 흐름이 변화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아시아향 원유 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WTI 원유 선물의 중요성 확대?
미국산 원유 수출량의 거의 절반이 아시아로 향하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도 미국산 WTI 연동 원유 가격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2]. 그 결과 각국의 시장참여자들은 미국 벤치마크를 더 많이 참조하게 됩니다. 실제로, 미국산 원유의 아시아향 수출이 계속되면서, 아시아 시간대 CME WTI 원유 선물의 유동성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되기 전, 아시아 시간대[3]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10% 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중은 최근 몇 년간 평균 20%에 육박할 정도로 개선됐습니다. 아시아 시간대의 거래량 증가는 아시아 국가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 기업은 가격 리스크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시아 시간대의 CME WTI 선물 일평균거래량(ADV)(전체 시장 대비 비율, %)
원유 수출 강국이 된 미국
미국은 셰일 혁명에 힘입어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 됐습니다. 2016년에는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데이터에 따르면, 수출 금지 조치가 해제되기 전 하루 50만 배럴 미만이었던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2023년 1~5월에는 일평균 400만 배럴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미국산 원유 중 상당량은 한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유수의 경제국이 소비하고 있습니다. 즉, 아시아로 수출되는 미국산 원유는 2016년에는 거의 제로(0)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전체 수출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차트 1.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미국 원유 수출 현황
2022년 중국과 인도가 더 많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면서, 두 시장 모두 미국산 원유 수입이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여전히 아시아에서 미국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입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역내 다른 주요 경제국에 더 많은 원유를 수출했습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22년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일평균 31만 4천 배럴로 두 배 이상 증가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미국산 원유 수입국이 됐습니다. 같은 해 미국의 전체 아시아 수출량도 하루 155만 배럴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4], 아시아 원유 시장에서 미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차트 2: 아시아의 미국산 원유 상위 수입국
미국 물동량 증가로 WTI 연동 가격에서 더 많은 기회 발생
2023년 초 기준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250만 배럴 이상, 수출량은 하루 400만 배럴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5]. 미국의 아시아향 원유 수출은 중국의 대량 수입에 힘입어 2023년 현재까지 일평균 170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향후 몇 년 동안 계속 증가할 전망이며, 미국산 원유 수출은 유럽과 아시아 소비자에게 중요한 공급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벤치마크로서 WT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미 대서양 지역의 한계가격(Marginal Price) 설정에 WTI 가격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정유업체가 더 많은 미국산 원유를 처리 중인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WTI의 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WTI 연동 유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1] https://www.bbc.com/news/business-65553920
[2] https://www.cmegroup.com/openmarkets/energy/2023/u-s--crude-oil-exports-to-eu-support-wti-as-global-benchmark.html CME Group은 이미 미국산 원유 수출이 유럽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벤치마크로서 WTI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 바 있습니다.
[3] 싱가포르 기준 오전 8시~오후 8시.
[4] 자료 출처: EIA. 아시아 수입국에는 한국, 중국, 인도, 싱가포르, 대만,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이 포함됩니다.
[5] EIA 데이터(2023년 1월~2023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