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말 현재, 금 1온스의 가격은 은 111.5온스와 같아져 연초 대비 은 85온스만큼이 더 비싸졌습니다. 금년 4개월간 금의 은 대비 31% 가격 상승은 9년 전인 2011년 4월 시작된 추세가 계속된 것으로 당시에는 금 1온스는 은 31.7온스에 불과하였습니다 (도표 1). 그러면 이러한 가격 차이가 벌어진 배경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두 금속에 대한 현격히 다른 경제적 배경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의 가격 움직임에서는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1년간 이월하며 상관관계를 보면 양자간에 지난 수년 간 두드러지게 높게 나옵니다 (도표 2). 심지어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동조하며 움직였던 양 금속의 가격 수준이 차이를 벌려 왔더라도 그렇습니다 (도표 3).
사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기간에 비하면 양 금속간의 일별 베이시스 상관관계는 최근 수년 간 훨씬 높아졌습니다. 오히려, 은의 하락은 느리고 꾸준히 나타나며 상승기에는 금보다 평균적으로 덜 상승하고 하락기에는 금보다 더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아주 가끔씩만 양 금속간 상관관계가 깨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은이 금 대비 하락한 것은 여러가지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시장 가격으로 보면 답은 팔라듐으로 금보다 온스당 가격이 더 비쌉니다. 그렇지만, 플래티넘, 팔라듐, 금, 은 네 가지 금속 중에 세 가지는 산업에 매우 많이 쓰입니다. 플래티넘과 팔라듐은 촉매로서 자동차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은도 또한 산업 공정에서 매우 많이 쓰입니다.
금은 주로 두 가지로 쓰입니다. 즉, 보석 및 가치의 저장입니다. 2019년, 신규 금 순공급량(채광 및 재생에서 중앙은행 매입을 제외한 수량)의 76%가 보석을 만드는 데에 투입되었습니다. 10%는 개인투자자들이 금화, 금괴 또는 메달의 형태로 매입하였습니다. 14%만이 산업 용도로 쓰였습니다 (도표 4). 보석은 투자의 일종으로도 간주질 수 있는 것으로서 동시에 아름다움과 부의 저장 수단이기도 합니다.
은의 경우에는 투자용도와 산업용도의 비율이 그 반대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은의 신규 순공급량의 32%만이 보석 또는 투자용도로 쓰였습니다. 68%는 전기, 산업 또는 치과용으로 쓰였습니다 (도표 5). 나아가, 은에 대한 개인 순투자는 1980년대말 이후 2016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1996년 이후 순투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금과는 현저한 대비를 보였습니다.
또한, 은의 산업 용도 소비의 급감도 또한 시세 하락의 다른 이유를 보여 줍니다. 20년 전에는 채광량의 1/4이 넘는 2억 6,600만 온스가 사진 현상에 사용되었습니다. 디지털 사진의 도래로 이 수치는 2020년에는 5,300만 온스로 줄었으며 최근에는 연간 4~5%씩 줄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요인도 이 수요의 영향을 대체하지 못하였습니다. 은은 태양광 패널 제조에 사용되지만 이 수요는 2018년에 단지 1억 온스에도 못 미치며 정점을 찍었으며 금년에는 7,900만 온스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전기 및 배터리 분야의 소비량은 2018년까지는 증가하였으나 이후로는 감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도표 6).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적 불황이 산업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은에 관한 희소식으로는 전통 사진의 종말은 한 번뿐이라는 것일 것입니다. 만약 2000년 이후 사진현상 용도의 소비량 80% 감소가 은 가격 하락의 주요인이었다면 최소한 이제는 이 요인의 영향은 거의 끝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향후 은의 수요처를 더 발굴할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해답은 불분명합니다. 그러나, 전통 사진 산업에서의 수요 감소는 금 대비 은 가격의 느리게 진행된 꾸준한 하락세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금 대 은의 가격 관계에 매우 다른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은 연준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비할 수 없게 혜택을 입었습니다. 두 금속 가운데 금은 기대금리의 변동에 더욱 더 음의 민감도가 큽니다.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의 12개월간, 금은 연방기금금리 2년 후 만기 선물의 일별 변동치와는 -0.55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은의 상관계수는 이보다 약한 -0.39 였습니다 (도표 7). 예상되는 연준 금리에 대하여 금은 더욱 음의 상관계수가 크기 때문에 아마도 금 투자자들이 연준의 제로금리 복귀에 대한 혜택을 가장 크게 입었다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닐 것입니다.
금 대비 은에 대한 좋은 소식은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의 경험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2019년 4분기의 코로나 19 세계적 유행 이전에는 이들의 경제는 수 년간의 마이너스 금리 체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위축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만약 연방기금 선물의 현 시세처럼, 향후 수년 간 연준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은에 대한 금의 헤택은 더 이상은 없는 것입니다 (도표 8). 나아가, 미국의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된다면, 귀금속 - 연방기금 간 과거 상관관계는 그 역시 은보다는 금에서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산업활동도 역시 급감하였습니다. 2020년 지난 1분기 동안, 중국의 성장은 7% 가까이 위축되었으며 이는 최소한 1970년대 이후 최초의 분기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중국이 3월말에 경제 가동을 점진적으로 재개하였지만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세계적 소비 급감은 중국의 수출에 위협 요인으로 지속하여 남습니다.
대부분의 상품과 마찬가지로 은은 중국의 산업활동에 초점을 둔 지수인 소위 리커챵 지수와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이 지수는 철도 운송량, 전략 소비량 및 은행 여신 건수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도표 9에서는 리커챵지수의 연간 변동률과 1년 후의 여러 상품의 가격 간 상관관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은의 경우에는 상관관계가 +0.33입니다. 금은 -0.03입니다 (도표 9).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은은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중국 등의 산업 성장 둔화에 따른 다소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반면 산업 성장이 금에는 전반적으로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식 GDP와는 달리, 리커챵 지수는 전년비 마이너스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표 10). 그렇더라도, 2015년 이후 최악의 성장 둔화를 보이며 은과 여타 상품 대부분에 어려운 시기를 가져왔습니다.
은은 중국의 GDP 전반과 약한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은 중국의 공식 GDP와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유일한 상품입니다. 중국의 GDP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금 시세는 다음 해에 종종 상승하였습니다.
중국, 미국, 유럽, 일본 정부의 예산 적자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통화정책은 현대통화이론 (MMT)으로 선회하였습니다. 이것이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화의 약세나, 엔화 대비 위안화의 약세 또는 유로화 대비 엔화의 약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극단적으로 큰 예산적자들의 행진과 이전에 없던 통화 완화 조치들로 인하여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불태환 통화들 그룹의 금 및 은과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약세입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미국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초기에는 금과 은은 이 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11년이 되자, 노동시장의 상당한 잉여 여력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증대되지 않음이 명백하여졌습니다. 금과 은은 가격은 정점을 찍은 후 1년 반 이상 하락하였으며 연준이 2013년 5월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할 때까지 약세를 지속하였습니다.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자 중앙은행의 자산 규모는 안정되었고 금과 은의 시세는 더욱 급락하였습니다.
이는 현재의 또 다른 버전의 양적완화가 귀금속 가격의 장기적 상승을 부를 것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경고를 주는 사례입니다. 금번에는 연준과 여타 중앙은행들이 이전 양적완화 때보다도 신용의 질을 낮게 하는 반면, 일본은행은 2013년 때와 마찬가지의 정책을 고수하면서 심지어는 인플레이션 유발이 없이 주식 ETF 매입에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펜데믹의 경제적 영향은 무엇보다도 수요 충격입니다. 높은 실업률과 유휴 생산설비는 소비자 가격 인플레이션을 오랜 기간 동안 묶어 둘 것입니다. 2020년의 물가 변동은 대다수의 선진국에서 마이너스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단기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의 가치를 감소시킬까요?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적자를 내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양적완화에의 의존을 끊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생산을 국내화하고 국제 공급망에의 의존을 낮추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은, 그리고 특히 금은 팬데믹으로 인한 단기 디플레이션 영향과 그로 인한 장기 인플레이션 가능성의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양적완화의 상당한 간접 영향에 더하여, 중앙은행들은 또한 준비자산 운영을 통하여 금 시세에 대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09년 이후, 중앙은행들은 금의 순매수를 지속하였으며 2015년 이후로는 매수를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다수의 신흥시장국 중앙은행들은 2009년부터 금 매입에 나서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연준과 영란은행이 양적완화를 시작한 같은 해입니다 (도표 11). 양적완화는 일부에서 우려했듯이 불태환 통화들에 대한 신뢰를 저하하지는 않았으나 신흥시장의 중앙은행들은 유럽, 미국,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하여 금 보유를 통한 외환보유고 다변화로 대응하였습니다. 중국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연준의 양적완화 1단계부터 3단계까지의 기간 동안 금 보유를 57% 늘렸습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또한 금이 은 대비 그렇게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점을 어느 정도 설명합니다. 중앙은행은 현재까지 채굴된 금의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은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 시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반면, 은에는 간접적인 영향만을 미칩니다. 즉, 금 시세가 상승하면 일부 금 보석 매수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서 보다 저렴한 은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중앙은행의 지난 10년 간의 금 매입은 거의 대부분이 신흥시장의 중앙은행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국의 무역 흑자가 이제 사라져가고 있어서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감소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는 금 매입을 더욱 줄일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 및 여타 상품 수출국들은 유럽 및 미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 방향이 아무리 안 좋게 느껴지더라도 더 많은 금 매입에 쏟아 부을 수입이 불충분할 것입니다. 오히려, 상품 수출국 대다수는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하여 준비금을 쏟아 부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반드시 금을 매각하게 될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금은 세계 중앙은행 준비고의 12.5%에 불과합니다. 그렇더라도, 상품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던 2010년대에 더 많은 금을 매입하였던 국가들 중 일부는 2020년대에도 같은 정책을 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대량의 금 매입을 중단한다면 금 - 은 비율은 역사적 수준으로 회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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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놀란드는 CME Group 상무이사 겸 선임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에릭 놀란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추적하고 경제적 변수를 평가하며 CME Group과 그 사업전략 및 동 소속 시장의 투자자들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는 경제 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CME Group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상황과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대변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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