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많은 사람의 예상보다 훨씬 일찍, 훨씬 빠른 속도로 정점에서 내려왔습니다. 미 연준(Fed)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상황은 복잡하며, 전통적 경제 이론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나 그 이후의 반등 경로를 예상하는 데 전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를 건강이 위태로운 환자에 빗대 설명해보겠습니다. 이 환자는 치료를 받고 완전한 회복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약물치료 과정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장기적 건강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분석을 위해, 일부 물리학 및 복잡계 분석 방식을 적용하여 전통적 경제 이론에서 다루지 않는 관점을 제공하고 간극을 좁히고자 했습니다.

그림 1: 미국 인플레이션

그림 2: 미국 실업률

I. 경제적 건강 문제: 발병에서 회복까지

첫째, 건강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가장 초기에는 서비스 섹터가 부분적으로 중단된 가운데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즉, 2020년 봄 미국에서 2,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이 발생해 병원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계단식 연쇄 붕괴 상황과 유사했습니다.

둘째, 소비자가 일을 쉴 때도 지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국 경제에 방대한 재정 부양책이 공급됐습니다. 미 연준은 재정 부양책 규모에 상응하는 연방 채권을 매입해 국채금리 상승을 방지했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재정 치료약(부양책)이 공공·민간 차입비용에 미칠 수 있는 큰 영향을 숨겼습니다.

그림 3: 재정 부양책

그림 4: 연준의 자산매입

셋째, 환자는 퇴원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습니다. 실질 GDP는 2021년 2분기에 팬데믹 이전 고점에 도달했고, 분기별 수치는 변동이 심하지만 완만한 경제 성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0년 봄에 2,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2022년 여름까지 2,2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됐습니다. 다만, 모두 같은 일자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림 5: 미국 실질 GDP

그림 6: 미국 일자리 회복

넷째, 고용량 처방약을 투여받은 환자가 자주 경험하듯, 겉으로는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여기저기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 급등이 가장 우려됐습니다. 인플레이션 급등의 원인은 서로 연계되어 있고 복잡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사라진 일자리 2,200만 개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실업률이 높고 실물 경제가 이전 수준의 상품·서비스 아웃풋(예: 실질 GDP)을 창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지출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막대한 부양책을 제공했습니다. 이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서비스 부문의 핵심인 숙박·여행 섹터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그 결과 지출 중심이 서비스에서 상품으로 이동했고, 상품 섹터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미 연준은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경제에 미치는 금리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단기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또한 주로 미국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해 보유자산을 5조 달러 가까이 확대했습니다. 재정 치료약(부양책)이 창출한 강력한 개인 소비 수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실질 GDP 감소 및 중앙은행이 펼친 보완적·완화적 조치로 인한 시장 금리 반응의 부재와 함께, 인플레이션은 시차를 두고 급등했습니다.

다섯째, 새로운 인플레이션 급등 조짐이 나타나자 새로운 치료약이 투여됐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보유자산을 축소한 것입니다. 전통적인 경제 분석은 금리-일자리-인플레이션의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기반하므로, 금리 상승이 실업률을 높이고 개인 소비 수요를 감소시켜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통적인 경제 이론의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하는 상황이 대단히 이례적이었고, 적용된 치료약(대응조치)은 다양한 방식으로 큰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석은 기본적으로 물리학에서 관찰되는 중요한 상전이(상태 변화)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즉, 경제가 팬데믹 이전에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계단식 연쇄 붕괴를 일으키고, 이후 주요 정책 변화에 힘입어 반등하는 과정을 물리학의 상전이와 비교한 것입니다. 이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팬데믹 이후 불균일한 반등의 특성을 함께 살펴봅니다.

그림 7: 미국 연방기금금리

그림 8: 미국 모기지 금리

II. 복잡계에서 발생하는 불균일한 반등의 특성 이해

A. 물리학과 복잡계 과학의 3가지 핵심 아이디어

  1. 상전이(상태 변화/Phase Transitions). 이번에 관찰한 경제 이벤트들의 패턴은 물리학에서 관찰되는 중요한 상전이 진행과 유사합니다. 즉, 경제가 팬데믹 이전에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계단식 연쇄 붕괴를 일으키고, 이후 지연 효과를 가져오는 주요 정책 변화에 힘입어 반등하는 것입니다. 상전이 과정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두 상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에 집중됩니다. 물이 끓고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변하는 상전이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각 액체 및 기체 상태(또는 상)를 매우 잘 이해합니다. 물이 끓고 기체로 변할 때 표면에 올라오는 제멋대로인 거품이 바로 상전이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입니다. 전통적인 경제 비교균형 분석은 경제의 각기 다른 상태를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뀌는 동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못합니다.
  2. 복잡계. 복잡계의 예로 ‘자연’이 있습니다. 대규모 시스템은 한동안 안정적으로 보이는 자체조직화(self-organized) 상태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충격이 발생하면 일련의 연쇄 반응이 발생하여, 갑작스러운 변화를 초래하고 결국 새로운 자체조직화 상태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충격으로 촉발된 복잡하며 역동적인 피드백 효과는 상전이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 효과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다중 시나리오에 기반한 확률론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3. 시간의 화살. ‘시간의 화살’은 여러 이벤트가 순차적으로 발생하고 보통 이를 되돌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이벤트 진행 중에 충격이 발생하면 이후 그 영향이 진화해 피드백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전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유일한 선택지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많은 경제 모델은 결정론적이며,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모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수요와 인플레이션이 하락합니다. 금리를 내리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수요와 인플레이션이 상승합니다. 그러나 이미 되돌릴 수 없고 충격의 주요 피드백 효과가 시작된 경우, 역방향 적용이 손쉬운 가역적 모델은 경제 분석에 전혀 적합하지 않습니다. 필립스 곡선, 그리고 금리-일자리-인플레이션 트레이드오프에 초점을 맞춘 관련 모델은 지금처럼 복잡계에서 상전이가 발생하는 상황을 분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가역적 모델 중 하나입니다.

B. 현 경제 상황에 관한 핵심 질문

이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팬데믹 이후 불균일한 반등의 특성을 함께 살펴봅니다. 경제가 큰 충격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물리학 및 복잡계에 관한 인사이트를 적절히 활용해 보겠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가 2020년 팬데믹 상황에서 계속 회복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에 관한 3가지 핵심 질문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1.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 불균일한 일자리 회복은 분석을 어떻게 복잡하게 만들까?
  3. 연준의 금리 인상 시작점은 얼마나 중요할까?

1. 모두 역전된 인플레이션 급등 요인들

  1. 팬데믹 긴급 재정부양책.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2020년과 2021년 초에 수조 달러 규모의 긴급 재정 지출을 단행하여 팬데믹이 일자리 상실에 미치는 최악의 영향을 완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긴급 정부 지출의 상당 부분은 개인에 대한 직접적 이전지출의 형태로 집행됐으며, 그중 상당한 금액이 수령 후 수개월 내에 소비됐습니다. 실제로, 2008~2009년의 대침체와 2020년 팬데믹 당시 재정적 대응의 큰 차이는, 개인(실직자 포함)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한 막대한 규모의 지원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대침체 이후에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까지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긴급 재정 지출이 종료됐고 더 이상 연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FY2021 기준으로 2조 4천억 달러에 달한 미국 정부의 연방 예산 적자는 2022년에 급격히 감소했으며, 2023년에는 더 줄어들 것입니다. 5조 달러의 팬데믹 관련 연방 지출은 2021/2022년 인플레이션 급등의 주요 동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연방 지출 규모는 GDP의 35% 수준에서 이제 24%로 감소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인프라 투자가 크게 증가하기는 했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2.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부 미국 경제가 봉쇄되면서 소비 패턴이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여행, 관광, 외식 등이 제한되는 가운데 상품 소비의 상대적 비중이 증가하면서 서비스 소비 비중은 감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내구재 지출은 2019년도 대비 25% 증가했고 비내구재 지출은 9% 증가했는데, 서비스 지출이 소폭 감소한 상황과 대조적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초기 인플레이션은 내구재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비내구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 활동과 외식·여행 등이 재개되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회복되는 동안, 팬데믹이 촉발한 상품 소비 붐은 기세를 잃었습니다. 흘러넘치던 상품 소비 수요는 이제 다시 서비스 소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3. 공급망 차질. 글로벌 상품 생산 체계는 팬데믹으로 인한 상품(특히 자동차 등 내구재) 수요 급증에 전혀 대비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팬데믹 초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상품의 생산과 운송이 모두 붕괴되고 있었습니다. 즉, 수요 충격과 공급 충격이 동시에 상품 시장을 덮친 것입니다. 컴퓨터 반도체가 부족해져 자동차 생산이 특히 타격을 받은 결과, 중고차 가격이 크게 급등했습니다. 운송의 경우, 고수요 상품 중 다수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었는데, 상하이에서 LA까지의 운송 비용이 급등했습니다. 현재 모든 공급망 차질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크게 개선된 것은 확실합니다. 공급망 차질은 더 이상 가격 상승 요인이 아닙니다. 또한, 공급망 붕괴 당시 대비 가격하락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미국 경제가 다시 성장세를 보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양적 완화 정책이 소비자 물가, GDP 성장률, 실업률에 끼친 영향은 명확하지 않지만, 자산 가격 상승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중앙은행의 자산매입이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앞으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다만, 팬데믹 기간에 발생한 현상은 현대통화이론(MMT) 실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대규모 지출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할 때, 그 자금조달 방식을 증세, 민간 대상 채권 매각, 중앙은행 대상 채권 매각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앙은행 대상 채권 매각 방식을 현대통화이론이라고 부르며, 2020/2021년 미국에서 실현됐습니다. 수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의 신규 지출 자금은 주로 미 연준이 채권을 매입해 지탱했으며, 민간을 통한 신규 차입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정부 지출이 폭증하고 이와 연동해서 중앙은행이 대대적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경우, 가격발견 프로세스가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때,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하지 않고 증세도 없을 경우, 민간 매각 국채가 추가적으로 공급되면서 채권금리가 더(아마도 대폭) 상승했을 것이라는 가정이 전제됩니다. 그렇게 채권금리가 상승해 모기지 금리가 올라갔다면, 2021년에 나타난 주택시장 과열은 없었을 수도 있으며, 이는 주택 매입과 관련된 내구재 수요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미 연준은 현재 보유자산을 축소 중이며, 이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5. 금리정책(그리고 통화정책의 지연) 마지막 관찰은, 미 연준이 단기금리 제로 근접 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사실입니다. 완화적 금리정책이 미래 인플레이션의 동인으로 작용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동인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논지는 2021/2022년에 집합적으로 인플레이션 급등을 일으켰던 다양한 원인이 모두 역전됐다는 것입니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 당시에는 아서 번스 미 연준 의장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했고 많은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 대응 시기를 놓쳤다"고 비판했지만, 이번에는 미 연준이 빠른 긴축에 나섰습니다.

2. 유난히 편차가 컸던 일자리 회복

미국 경제의 일부는 팬데믹 이후 반등의 첫 단계에서 실제로 성장했습니다. 소셜미디어, 기술, 기술 중심의 실리콘밸리, 그리고 주택, 금융 등의 영역이 포함됩니다. 이런 섹터는 빠른 속도로 고용을 진행했고, 사라진 일자리보다 많은 일자리를 추가했습니다. 이때 숙박업은 일부 서비스 섹터의 영업 중단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즉, 2,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그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회복됐지만, 모두 같은 일자리는 아니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반등의 후기 단계에서 레저·숙박·의료·교육 섹터의 일자리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는 동안, 반등 초기에 초고속으로 성장했던 섹터에서는 정리해고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기술·금융 섹터입니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여러 업계가 여전히 포스트 팬데믹 상황에 적응 중인 상황에서 금리 환경의 변화는 부차적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지난 70년 동안 미국 경제의 발전 상황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1950년대 미국 경제는 제조업 중심이었습니다. 1990년대 미국 경제는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된 상황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의 중요성은 감소했습니다. 기업들의 이익에 비해 임금은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기업, 특히 금융기관의 금리 리스크 관리가 더 정교해지면서 기업과 경제의 금리 민감도가 낮아졌습니다. 모기지 시장은 1950/1960년대 장기 고정금리에서 벗어나 1980년대와 그 이후에 다양한 만기의 변동금리 선택지가 추가되면서 금융 혁신을 경험했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일어난 이 모든 구조적 변화는 단기금리의 변동과 경제(특히 노동시장) 사이의 연결 고리를 약화시켰습니다. 1950/1960년대에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 모기지 시장은 붕괴했고 주택 가격은 폭락했으며 다양한 내구재에 연쇄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또한,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실업률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경제 변화로 인해 금리-인플레이션-일자리 사이의 연관성이 약화되었습니다. 실증적 관점에서 1994년부터 2019년 사이의 금리 사이클과 근원 인플레이션 안정성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3. 제로부터 시작하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미 연준의 2022년 단기금리 인상이 금리정책의 “공격적 긴축”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기금리가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합리적 예측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제로금리보다는 덜하더라도 분명 완화적인 금리라고 해석한 것입니다. 즉, 연준이 2022년 초부터 2022년 가을까지 실효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0에 가까운 수준에서 3% 영역으로 인상했다는 사실은, 연준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뿐 브레이크는 밟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적절한 해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금리 인상 첫 단계는 실질적인 긴축 통화정책의 시작이 아니라, 완화 정책의 철회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이번 분석에서 당사가 해석한 바에 따르면, 연준이 긴축적 기조에 도달한 것은 2022년 후반에 기준금리가 4% 영역으로 인상된 시점입니다.

하지만 완화 정책을 철회했을 때 실질적인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채권금리는 급등했고, 주식시장은 폭락했습니다. 훨씬 높아진 금리가 밸류에이션에 반영되고, 연준이 더 이상 양적완화(QE)와 저금리로 주가를 지탱하지 않을 거라는 현실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모기지 장기 고정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을 강타했습니다. 채권·주식·주택은 자산이며, 그 가격은 소비자물가상승률 계산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소비 증가는 자산 가격이나 금리가 아니라 주로 일자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자리만 감소하지 않는다면. 금리가 오르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계속 증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III. 결론

2023년을 시작하면서 더욱 흥미로워진 수수께끼 중 하나는 금리 정책에 대한 연준의 가이던스와 시장 기대치 사이의 간극입니다. 연준은(최소한 2022년 11월 2일 FOMC 직후 기자회견 이후로는) 충분히 긴축적인 영역에서 일단 금리 인상을 멈추면, 그 수준을 매우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아주 명확하고 일관되게 밝혀 왔습니다. 연준이 예견하는 것처럼 실업률이 올라가더라도 말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2023년 2분기에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2023년 말에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진행되며, 2024년 말까지 금리가 3%~3.5% 영역으로 내려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의 컨센서스 이면에 놓인 생각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보다 빠르게 후퇴하거나,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정 속도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고 더 완화적인 정책 기조로 선회함으로써 예상보다 높은 실업률을 낮추려 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림 9: 실효 연방기금금리

그림 10: 연방기금금리

이번 분석의 기본 시나리오에는 더 복잡한 부분이 있습니다. 2023년 후반에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밑돌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와 일자리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전면적인 경기침체는 회피할 가능성이 있으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하는 영역에 계속 머무를 것입니다. 고용시장 관점에서 팬데믹 이후 일자리 증감의 비대칭성을 해결하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숙박·레저 섹터의 일자리 증가세가 기술·금융 섹터의 일자리 순손실을(발생할 경우) 상쇄하는 상황이 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 장기적 관점에서, 노동력이 증가하지 않는 중이고, 젊은 노동 인구의 고용시장 진입 속도가 정체됐으며,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즉, 노동력 증가세가 정체되어 일자리 순증가가 더디거나 매우 미미하더라도 인구통계학적 구조상 실업률 상승이 방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동일한 인구통계학적 구조가 계속 인건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더라도, 이는 미래의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이 아니라 노동력과 자본력(이익) 사이에서 나타난 상대적인 힘의 이동으로 판단합니다. 즉, 임금 추세는 인플레이션보다 주식 밸류에이션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이익 성장률 둔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예비 시나리오가 필요해지는 예기치 못한 상황도 발생할 것입니다. 특히 연준이 단기금리를 긴축적 영역에서 계속 유지하고 수익률곡선 역전 상태가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진정 속도와 경기침체 가능성을 둘러싸고 시장참여자 간 논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수익률곡선 역전은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현상으로, 약 12~18개월 이후에 찾아올 경기침체 리스크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해온 지표입니다. 따라서 이번 분석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전면적인 경기침체를 회피하더라도, 2023년 말이나 2024년에 경기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여기서, 과거의 경기침체는 일반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중대한 요소의 붕괴와 연관됐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1990~1991년에는 여러 저축·대출 기관이 무너졌습니다. 2000~2001년에는 월가에서 닷컴 버블이 붕괴했습니다. 2007~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찾아왔는데,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고 AIG, 은행·자동차 섹터에 대한 구제금융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과 이익 창출 상황이 훨씬 양호해 보입니다. 수익률곡선 역전이 어디선가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부채 한도 논쟁이 있습니다. 부채 한도 증액 논쟁은 언제나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결론이 미뤄집니다. 가끔은 1~2주 동안 부분적인 정부 폐쇄와 함께 일시적 해결책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채 한도는 의심의 여지 없이 변동성을 유발할 만한 사안이며, 정치적으로 극단적 양극화가 펼쳐진 이번 협상은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2011년 8월 상황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워 보입니다. 당시 주식시장은 무너졌지만,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국채의 인기가 치솟았습니다. 2023년 채권시장에는 매우 흥미로운 여름이 찾아올 것입니다.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부채 한도를 올리지 못하거나 한도 증액 과정에서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준다면, 가능성이 낮더라도 경기침체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경제 상황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복잡다단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결론은, 중요한 국면 전환기에 전통적 경제 모델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높은 불확실성이 더 장기화될 수 있으며, 2023년에는 연준 및 시장참여자의 데이터 의존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실이 변하면 연준과 시장도 변할 것입니다.

부록: 참고 문헌 및 주석


이러한 유형의 상전이·복잡계 분석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시려는 경우, 다음 참고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Dr. John Rutledge, “Far from Equilibrium Economics, Finance & Investing”, http://drjohnrutledge.com/. Rutledge 박사는 뉴욕, 런던, 두바이에 기반을 두고 자기자본을 직접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사인 Safanad에서 최고투자전략가 겸 투자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Claremont 대학원의 선임 연구원으로서 경제학 및 금융학 박사 과정에서 강의 및 논문 지도를 맡고 있습니다.
  2. Bluford H. Putnam, "From phase transitions to Modern Monetary Theory: A framework for analyzing the pandemic of 2020." Review of Financial Economics (RFE), Volume 39, Issue 1, January 2021, pages: 3-19. 저널 발행사 Wiley에 의하면, 이 소논문은 RFE에 게재된 후 12개월 동안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소논문 중 하나였습니다.
  3. Per Bak, How Nature Works, Springer Science + Business Media, New York, 1996.
  4. Ilya Prigogine, The End of Certainty, The Free Press, New York, 1997, original version in French published by Éditions Odile Jacobs, 1996. Ilya Prigogine은 197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5. Albert Camus, Le Peste, 1947. 영문판, The Plague, (1948년 Stuart Gilbert가 프랑스어에서 번역함). Albert Camus는 195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걸작은 팬데믹이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관조할 수 있는 가장 멋지고 재미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6. Erica Thompson, Escape from Model Land, Basic Books, London, 2021.

금리 데이터

CME Group의 탄탄한 데이터를 통해 수익률곡선 전체에서 미국 달러표시 금리 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본 보고서의 모든 예시는 상황에 대한 가정적 해석으로, 설명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오직 필자의 견해를 반영해 작성된 것으로, CME Group 및 계열사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보고서와 이에 수록된 정보를 투자 조언이나 실제 시장에서 발생한 결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CME Group은 가장 다양한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세계를 선도하는 시장입니다. CME Group은 4개의 적격거래소(DCM: Designated Contract Marke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거래소의 규정 및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다음 해당 거래소를 클릭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CME, CBOT, NYMEXCOM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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