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부진한 2023년 전기차(EV) 확산 속도, 팬데믹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리튬 및 코발트 공급 급증이 맞물리자, 선물 계약에 대한 생산자/헷저(헷지거래자)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한 상황에서도 두 금속의 가격은 하락했습니다. 중국은 최대 전기차 시장이며, 리튬과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됩니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코발트 가격은 파운드당 40달러에서 16.5달러로 50% 이상 하락했고, 수산화리튬 가격은 킬로그램당 85달러에서 23달러로 75% 가까이 하락했습니다(도표 1).
도표 1: 리튬 가격은 약 75%, 코발트 가격은 50% 이상 하락
코발트 및 수산화리튬 가격
수산화리튬과 코발트 모두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 미결제약정(OI)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 상황은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 금속군의 일반적인 경우보다 긴 것입니다. 2023년 10월 말 현재 리튬 및 코발트 선물의 미결제약정은 각각 2025년 3월과 12월까지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코발트 선물 곡선은 2025년 12월 계약 가격이 파운드당 20.68달러로 2023년 11월의 16.50달러에 비해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시사하는 정도입니다. 리튬도 비슷한 상황으로, 2025년 3월 계약이 10월 26.85달러에 마감된 반면, 2023년 11월 계약은 23.83달러에 마감됐습니다(도표 2).
도표 2: 완만한 콘탱고 상태인 리튬 및 코발트 선물 곡선
코발트 및 수산화리튬 선물 곡선 2023년 10월 30일 기준
지난 18개월 동안의 가파른 가격 하락도, 향후 18~24개월 동안의 완만한 가격 회복 기대감도, 두 상품의 총 미결제약정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수산화리튬의 미결제약정은 약 1만 계약, 코발트의 미결제약정은 약 2만 계약까지 급증했습니다(도표 3).
도표 3: 수산화리튬 및 코발트 선물 모두 미결제약정이 급증함
코발트 및 수산화리튬 총 미결제약정(OI)
가격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생산자/헷저(헷지거래자)의 니즈가 미결제약정 급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코발트와 리튬 모두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배터리 사용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리튬의 경우, 채굴 생산량은 1994년 6,100톤에서 2022년 13만 톤으로 20배 가량 증가했습니다(도표 4).
도표 4: 리튬 채굴 생산량은 1994년 이후 2,000% 이상 성장
리튬: 국가별 채굴 생산량
이렇게 증가한 생산량 중 상당 부분이 배터리 생산에 투입됐습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리튬 생산량 중 23%만이 배터리 제조에 사용됐습니다. 현재는 80%에 달합니다(도표 5).
도표 5: 총 사용량 대비 20%에서 80%로 증가한 미국 내 리튬 배터리 수요
리튬: 최종 용도
코발트 생산량은 리튬만큼 빠르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1994~2022년 사이에 1만 7,000톤에서 19만 톤 이상으로 10배나 증가했습니다(도표 6). 미국 내 코발트 사용량 중 배터리 비중은 약 25%에서 약 35%로 증가했습니다(도표 7).
도표 6: 1994년 이후 코발트 채굴 생산량 1,000% 이상 증가
코발트: 채굴 생산량
도표 7: 코발트 최종 용도에서 배터리 비중 증대.
코발트: 미국 내 최종 용도
최근 리튬과 코발트 가격의 하락세는 다른 금속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과 열연 코일강 가격은 2021년, 2022년에 각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약 50% 하락했습니다. 두 금속 모두 중국의 성장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작년 말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갑작스럽게 해제했던 중국은 강력한 성장 기대감을 충족해 주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배터리 금속들의 중국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전기차는 올해 현재까지 중국 자동차 판매량의 거의 40%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쳐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이 리튬 배터리 공장 투자를 연기하고 있지만, 판매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분기당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5만 대에 불과했습니다. 이제는 분기당 30만 대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배터리 기술 혁신도 계속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1991년 리튬 배터리에 1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저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7,500달러가 넘었지만, 이제는 약 100달러까지 98% 이상 급감했습니다(도표 8). 2021년보다 2022년 비용이 높아졌는데, 이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리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산화리튬 가격이 75% 하락하고 코발트 가격이 50% 이상 하락하면서 리튬 배터리의 전기 저장 비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이는 만큼, 채택이 더 활성화되고 결국 수요가 다시 급증할 수 있습니다. 이제 관건은, 수요가 증가할 경우에 공급 증가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