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로 단기금리(€STR) 선물은 국채담보 익일물 RP금리(SOFR) 및 연방기금금리 선물과 매우 유사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세 선물 시장의 공통점은, 이 기사를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연준(Fed)의 극단적인 긴축 기간 이후 1~2회 정도의 25bp 금리 인상이 단행된(2회일 확률을 더 높게 반영) 다음에 장기적인 금리 인하 기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OFR의 경우, 투자자들은 금리가 약 5%(현재는 4.5%~4.75%)에서 정점을 찍은 뒤 연준이 200bp의 금리 인하를 진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STR의 경우, 투자자들은 1분기 25~50bp의 금리 인상 후 75~100bp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그림 1).

그림 1: SOFR, ESTR 모두 중앙은행의 25bp(또는 그 정도) 금리 인상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음

이러한 반영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의 경우, 450bp 인상된 연방기금금리와 미국 근원 CPI와의 격차가 1% 이내로 좁혀졌고(그림 2),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보다 위에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ECB는 300bp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여전히 220bp 낮습니다(그림 3). 어떻게 보면, ECB의 기준금리가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여전히 훨씬 낮다는 사실은, 금리 인상 관점에서 ECB가 연준보다 훨씬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STR에 반영된 것은 다릅니다. 관점을 바꿔, 유로존에서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폭이 더 크다는 사실은 2023년 말과 2024년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관련하여 투자자들이 ECB의 금리 인하 폭을 연준보다 작게 예상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림 2: 연방기금금리는 현재 근원 CPI보다 단 100bp 낮은 상황

그림 3: ECB 기준금리는 여전히 유로존 근원 CPI보다 220bp 낮은 상황

또한 투자자들은 장기 균형금리가 SOFR에 비해 €STR 시장에서 더 낮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2월 7일 현재 2024년 12월 €STR 선물의 거래 금리는 2.55%인 반면, 2024년 12월 SOFR 선물의 거래 금리는 3.23%입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우선,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은 상응하는 CPI 지표 기준으로 미국보다 약 0.5% 낮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이미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이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로존 근원 인플레이션은 1월 말에도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유럽의 노동시장은 미국만큼 타이트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최신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53년 최저치인 3.4%로 떨어졌고 고용주들은 여전히 1,100만 건의 일자리 공고를 게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로존 실업률은 6.6%로 미국의 거의 두 배에 달합니다. 다만, 여기에도 더 복잡한 배경이 있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이전 최저치와 비교할 때, 2019년 최저치 3.5%에서 겨우 0.1% 하락해 현재 3.4%가 된 것입니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 2019년 최저치 7.2%에서 0.6% 하락하여 현재 6.6%를 기록 중입니다. 이는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그림 4). 게다가 유럽은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과 같은 남부 유럽 국가의 노동 규제로 인해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고용주가 직원 추가 시의 리스크를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미국보다 실업률이 높습니다.

그림 4: 유로존 실업률은 미국보다 높지만 역대 최저 수준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여전히 불분명한 점은,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미국과 유럽 모두,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연관 짓는 ‘필립스 곡선’은 코로나19 이전에 이례적으로 평평했습니다. 1993년부터 2019년까지는 실업률이 별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근원 인플레이션은 미국에서 약 2%, 유럽에서 약 1%였습니다. 곡선이라기보다 ‘필립스 팬케이크’에 가까웠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곡선을 추정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은 다음 중 하나를 예상하는 것 같습니다.

  1. 필립스 곡선은 꽤 평평할 것이며,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영구적으로 상승시키지는 않을 것
  2. 중앙은행이 노동시장 침체를 유발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

€STR 선물 가격이 미국의 SOFR보다 유럽의 균형금리 수준이 낮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마지막 이유는 2008~2012 유로존 위기의 기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CB의 2005~2008년 긴축 사이클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유로존 내에서 국채금리 스프레드가 극적으로 확대됐습니다. 그 영향으로 그리스는 국가 부도 상태에 빠졌고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도 부도 직전 상황에 몰렸습니다. 현재 유럽 내 스프레드(독일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측정)는 극적으로 확대되지 않았지만. ECB의 300bp 금리 인상을 감안할 때 그렇게 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그림 5).

그림 5: 2022년 유럽 내 국채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됐지만, 2011~2012년 수준은 아님

이전 유로존 위기 동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들 중 일부는 부채 감축에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은 지난 10년 동안 대대적인 부채 감축 캠페인을 벌였습니다(그림 6). 그러나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은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유로존 내 국채금리 스프레드 확대에 여전히 취약할 수 있습니다(그림 7). 마지막으로, 벨기에, 핀란드, 프랑스 등 다른 국가는 지난 10년 동안 부채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그림 8). 프랑스의 공공·민간 부채는 GDP 대비 350% 이상에 달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부채 비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일본과는 상황이 다른 것이, 일본은 자국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통화로 단독으로 채권을 발행합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른 유로존 국가와 마찬가지로 공동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며 중앙은행을 직접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 6: 일부 유로존 국가는 저금리 기간에 부채를 감축함

그림 7: 그리스 및 이탈리아 부채 비율은 2010년 이후 큰 변화가 없음

그림 8: 벨기에, 핀란드, 특히 프랑스는 부채가 증가함

금리가 제로 수준을 유지할 때, 프랑스나 유로존 국가 입장에서 부채 비율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3%까지 치솟고 아직도 좀 더 오를 것 같은 지금, 부채 상환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ECB 금리가 근원 인플레이션 수준보다 훨씬 낮은 상황인데도 €STR 선물 가격은 ECB 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와 비슷해지거나 더 높아질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2의 유로존 위기에 대한 공포가 그 이유를 일부 설명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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