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배터리 원자재 뉴스가 각종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가격 약세, 미중 경쟁에 따른 공급망 파편화, 글로벌 전기차 확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속적인 생산력 확충 등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정부가 움직임을 보이고 기업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기타 유사 제도에서 보조금을 확보하려는 동안 인프라 투자 소식도 자주 오르내렸습니다.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은 약세를 보였지만, 장기 추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전기차(EV) 보급률 증가와 차량 생산용 금속 수요의 강세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 주목해야 할 배터리 금속 테마 5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발트 가격: 장기 하락일까 반등일까?

코발트 현물 가격은 2022년 중반에 파운드당 약 40달러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며, 그해 대부분의 기간에는 파운드당 13~20달러 범위에서 움직였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 CMOC(CMOC Group Limited)가 2023년 생산량을 전년 대비 174% 증가한 55,000톤 이상으로 발표하면서 스위스 기업 글렌코어(Glencore)를 제치고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부상하는 등,[1] 시장 공급은 견고합니다. 이와 동시에 인도네시아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년 만에 5배가 됐습니다[2]. 수요 측면에서 코발트 강세론자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글로벌 항공 여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에어버스와 보잉의 주문량이 증가해 항공우주 산업에서 고저항 합금인 코발트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배터리 섹터에서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비중이 점차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평균 코발트양은 감소하겠지만, 전기차 전체 수요가 증가하면(아래에서 자세히 설명) 그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2024년 시장 참여자들은 낮은 가격이 지속되면서 일부 고비용 생산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인지 면밀히 주시할 것입니다.

코발트 금속 현물 월 가격

중국과 리튬 시장

불행은 주변 친구를 끌어들이길 좋아하므로, 2023년 리튬 가격이 코발트의 하락세를 따라갔던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수산화리튬 시장은 사상 최고치인 킬로그램당 약 80달러 선에서 한 해를 시작했지만, 결국 킬로그램당 20달러 아래에서 한해를 마감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아프리카 생산량 폭증에 따른 공급 과잉과 중국 전기차 제조 섹터의 재고 감축 등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BYD는 2023년 4분기에만 52만 6,000대의 전기차를 인도해 처음으로 테슬라를 추월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강세가 멈추지 않았습니다[3]. 시장 전문가들은 낮은 가격이 더 오래 지속되면 주로 비통합형 정제회사(스포듀민을 구매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적자를 내고[4] 곤경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2024년 이후에도 광업 섹터 생산량이 계속 증가할지 여부에 주목할 것입니다. 신규개발지역(그린필드) 채굴 프로젝트는 종종 수년씩 지연되기도 하며, 리튬도 예외는 아닙니다.

수산화리튬 현물 월 가격

미국 선거와 IRA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제조업체에 세금을 공제해주는 목적은 자국 내에서 탄탄한 전기차 수요를 창출하고, 현지 생산 및 필요한 원자재/배터리 가공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IRA가 발효된 이후 미국 배터리 공급망을 대상으로 7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발표됐습니다[5]. 11월 미 대선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IRA가 흔들릴 수 있을까요? 이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IRA 자금 지원 프로젝트 대부분이 ‘공화당 텃밭’[6]에 위치하는데, 이는 현지 정치인들이 해당 지역구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정책의 급진적 개편에 반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또한 비슷한 목표를 세운 만큼, 2024년 목표 달성하는 과정에서 공급망이 양분화되어 일부 원자재나 중간 제품을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 판매 동향

지난 몇 달간 언론 보도를 보면 전기차 섹터가 큰 벽에 부딪힌 것처럼 보였습니다. 포드는 12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발표하고, GM이 2024년 중반까지 전기차를 40만 대 생산한다는 목표를 포기하고, 폭스바겐은 새로운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했습니다[7]. 다만, 그런 와중에도 신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블룸버그NEF는 2023년 승용 전기차 판매량이 1,420만 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전년도 1,050만 대)[8], 2024년에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9].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고급 구매자와 얼리어답터가 아닌 일반 대중을 목표로 하는 만큼, 전기차 제조업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을 수정해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원자재 비용은 배터리 비용을 구성하는 핵심이자 그 자체로 전기차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가집니다. 이런 원자재 비용이 감소하는 것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환영할 일입니다.

'전기차'에는 승용차만 포함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시아 지역의 전기차 판매 성장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륜차와 삼륜차가 차지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1~10월 인도의 전기 이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습니다[10]. 보조금이 지급되고 이동 중에도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용차 섹터의 전기차 도입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파생상품 시장의 지속적 성장: 유동성 및 상품 수 증가

채굴 및 정제 물량의 증가와 함께 코발트 및 리튬 파생상품 거래도 2023년 내내 꾸준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가격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 CME Group에 상장된 배터리 금속 선물을 활용했습니다. 계약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신규 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습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CME Group은 2023년 한해에만 수산화코발트 선물, 탄산리튬 선물, 기존 수산화리튬 및 코발트 금속 선물에 대한 옵션 계약을 선보였습니다.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존의 코발트 및 리튬 계약이 여전히 거래 중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시장 참여자는 이러한 신규 상품을 통해 더욱 정밀한 리스크 헤지 및 트레이딩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CME Group 배터리 계약 미결제약정

참고자료


본 보고서의 모든 예시는 상황에 대한 가정적 해석으로, 설명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습니다. 본 보고서는 오직 필자의 견해를 반영해 작성된 것으로, CME Group 및 계열사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 보고서와 이에 수록된 정보를 투자 조언이나 실제 시장에서 발생한 결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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