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가격 추세를 살펴보면 은 가격은 금 가격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달러와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ME 그룹의 시장은 은 선물 거래 규모 면으로 볼 때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시장으로서 이 관계가 가장 효과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본 기사는 이러한 상관관계의 근원을 파헤치고, 역사상 그 관계가 다른 양상을 보였던 사례의 원인을 살펴보며, 중기적으로 또 다시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볼 예정이다.
COMEX 은과 금 가격의 비교를 살펴보면 1975년부터 지난 40년간 금과 은의 상관계수가 0.91까지 상승하였음을 보여주며, 이는 전반적으로 금과 은 사이에 매우 강력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금과 은은 모두 달러로 표시된다. 마치 한때 교환 통화로 사용되었던 금과 마찬가지로 은 역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성격을 내재하고 있다. 더불어, 귀금속으로서 두 금속 모두 갑작스런 리스크에 대한 헷징 기능 등을 가지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금과 은 가격 움직임이 수렴할 때 그 주된 원인으로 두 금속에 모두 영향을 끼치는 금융적인 영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유동성 변환, 인플레이션 예상 변화, 정치적 혹은 경제적인 불안정 등의 상황에서 투자 및 헷징 두 가지 니즈는 금과 은 가격을 동시에 변화시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금과 은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불변의 가격 비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COMEX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은 1991년 2월 최고치인 101.8:1을, 1980년 1월에는 최저치인 14.6:1을 기록하면서 역사적으로 큰 변동이 있었다. 가격 비율에 큰 변동이 있었던 이유는 금과 은 가격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각각의 금융 및 원자재적 특성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에 영향을 받았다. 금은 모든 국가의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산업적 수요는 전체 수요의 10%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금의 통화 및 금융적 특성은 원자재적 특성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은의 경우 산업적 수요가 전체 수요의 45.3%를 차지하고 있으며 금융적 특성과 원자재적 특성이 이론적으로는 동일하게 강력하다.
그래서 유동성이 충분하고, 이와 함께 경제성장과 산업적 발전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두 가지 특성이 비등하게 강력한 은의 가격이 금에 비하여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더불어, 은에 대한 단기 공급 및 수요의 펀더멘탈이 비교적 안정적인 경우, 혹은 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경우에 은 가격의 변동성은 금 가격의 변동성에 비하여 더 크다. 그 주된 원인은 금 시장에 비하여 은 시장의 규모가 작고, 투자자금에 의한 투기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조사한 금 및 은 가격의 변동성 월별 측정값을 보아도 은의 변동성이 금에 비하여 눈에 띄게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지난 40년을 가격 비율의 변동을 기준으로 여러 경제 사이클로 나누어 본다면 몇몇 과거 시점들에서 금과 은 사이의 매우 강력한 양의 상관관계가 그렇게 일관성 있게 지속되지는 않았다. 1975년부터 2014년까지의 서로 다른 단계간 상호관계 계수를 보여주는 통계를 살펴보면, 1993년에서 2001년까지의 상관계수는 고작 0.18이었던데 반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무려 0.98로 나타났다.
1993~2001년, 그리고 2002~2007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경제 성장기이지만 금과 은의 가격 상관관계는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주된 이유로, 첫 번째 기간에는 미국 정부에서 도입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투자수요가 약화되어 금 가격 활동에 영향을 미친 반면 은의 산업적 수요와 비용은 여전히 가격을 지탱할 수 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1997년부터 1998년에 은 값이 비용 이하로 떨어지면서, 워렌 버핏은 공급과 수요의 펀더멘탈에 따라 은을 대량으로 매수하였다.) 그 결과 금과 은의 가격 변화에 분명한 격차가 발생하였다. 반면 두 번째 기간에는 미국이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완화하여 유동성이 증가하였으며 금과 은이 동시에 투자수요에 영향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가격 움직임이 수렴하게 되었다.
은과 미달러의 관계를 한 번 살펴보자. 1975년부터 COMEX 은과 달러를 비교한 값을 보면 상관계수는 -0.41로 약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이렇게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이유는 은이 달러로 표시된다는 데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심층적인 요인들을 살펴보면 은과 달러, 주식, 채권 및 기타 위험 자산의 대체, 달러와 귀금속에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는 유동성 효과, 달러와 은의 가치 사이의 통화적 구매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등락 한다는 점, 국가 신용도 위험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안전 자산을 찾으려는 헷지펀드의 니즈 등을 꼽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은과 달러의 음의 상관관계가 역사의 시점마다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사실 역시 은이 원자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 준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은과 금 혹은 은과 달러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변증법적 방식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나타났던 이례적인 양상이 미래에도 반복될 수도 있다. 2014년 하반기에 계속해서 미 연준이 양적완화 테이퍼링을 실시하면서 미국 금리 상승 기대감이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으며 유동성 감소는 금과 은 투자 수요에 동시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제 회복에 따라서 산업적인 수요가 성장하고, 태양광 산업 등 자국내 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며, 원자재 가격 비용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서 은 가격을 한동안 지탱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금과 은의 양의 상관관계, 그리고 은과 달러의 음의 상관관계가 새로운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단계별로 금과 은의 가격 비율 및 두 금속 간의 상관관계의 변동성이 편차를 보이게 되면 해외 투자자들은 이를 시장 변동성이 가속화될 조짐으로 여기거나 잠재적인 차익 기회의 징후로 본다.
(저자는 구오타이 주난 선물 소속이다.)